1. 생애
오라치오 파스콸리니(Oratio/Pasqualini, 1596년~1659년)는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유명한 카스트라토 가수로, 로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과 협업한 인물이다. 그는 1596년 로마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 뛰어난 성악 재능을 인정받아 바티칸 궁정의 성가대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젊은 시절부터 음악적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았고, 성악뿐만 아니라 작곡 실력도 겸비했다. 특히 파스콸리니는 추기경 루도비코 루도비시의 후원을 받으며 그의 궁정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후 교황 우르바노 8세의 궁정에서도 활약하였고, 오라토리오와 초기 오페라에서 주연을 맡으며 바로크 성악의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음악적 경력은 약 40년 이상 이어졌으며, 1659년 로마에서 생을 마감했다.
2. 음악적 특징
파스콸리니는 카스트라토 가수로서 매우 넓은 음역대와 뛰어난 기교를 지닌 것으로 유명했다. 그의 목소리는 풍부하고 우아하며, 특히 레가토와 트릴 같은 장식음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는 단순한 성악가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들도 공연했으며, 오라토리오와 초기 오페라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더해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열었다. 파스콸리니의 음악은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섬세한 해석이 요구되며, 당대의 화성 언어와 레치타티보 스타일을 잘 반영한다. 특히 그는 작곡가 스티아노 란디와 협업하며, 초기 로마 오페라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궁정 음악의 형식미를 잘 살리면서도 인간 감정의 극적 표현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3. 대표곡 및 업적
파스콸리니는 작곡가로서보다도 해석가로서 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참여한 작품들은 바로크 음악사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스티아노 란디가 작곡한 오페라 산 알레시오(Sant’Alessio)(1632)에서 주연을 맡아 극찬을 받았으며, 이 작품은 로마 초기 오페라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그는 마르코 마라치올리의 작품들, 특히 종교 오라토리오에 다수 출연했으며, 교회와 궁정에서 다양한 성악곡을 연주하며 카스트라토 음악의 예술적 경지를 끌어올렸다. 그의 이름은 수많은 오라토리오 악보와 궁정 기록에 등장하며, 그 시대 성악의 전형이자 이상적인 카스트라토로 남아 있다. 오늘날에도 그는 바로크 음악 연구에서 중요한 인물로 다루어지며, 카스트라토의 예술성과 종교 음악의 발전에 끼친 영향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