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생애
앙드레 캉프라(André Campra, 1660년 12월 4일 – 1744년 6월 29일)는 프랑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오페라와 종교 음악 양쪽에서 모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출생하였으며, 아버지는 이탈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음악에 대한 재능을 일찍이 인정받은 그는 아비뇽에서 성가대 소년으로 활동하다가, 에콜 뒤 노르에서 본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으며 작곡을 시작했다. 1680년대부터 여러 대성당에서 음악감독으로 일했으며, 특히 툴루즈, 몽펠리에, 그리고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활동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1694년에는 세속 음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성직자의 직무를 잠시 내려놓고 오페라 작곡에 매진하게 된다. 이후 루이 14세와 루이 15세의 궁정에서 음악감독을 역임하면서 왕실의 공식 행사 및 교회 의식 음악을 담당하였다. 캉프라는 생애 후반까지 파리 음악 아카데미에서 교육자이자 작곡가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1744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2. 음악적 특징
앙드레 캉프라는 프랑스 전통 음악 양식에 이탈리아의 활기차고 극적인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당시 프랑스 음악계는 장바티스트 릴리의 고전적 스타일이 지배적이었지만, 캉프라는 그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화려하고 감정적인 표현을 강조했다. 특히 오페라와 오페라-발레 장르에서 리듬의 다양성과 생동감 있는 멜로디, 그리고 극적인 표현력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의 교회 음악 또한 웅장한 구조와 정교한 다성성,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종교적 경건함 속에 드라마틱한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캉프라는 기악 음악에서도 오르간과 합창의 조화, 다채로운 음색 활용, 선율 중심의 구성 능력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들은 륄리 이후 프랑스 음악이 새롭게 진화하는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고, 바로크 후기로 향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3. 대표곡
캉프라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오페라-발레 *<레 페테 드 이브(Fêtes vénitiennes, 1710)>*가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오페라 양식에 이탈리아 오페라의 요소를 통합한 걸작으로, 풍부한 합창, 생생한 무용 장면, 연극적 감정 표현이 어우러져 당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의 또 다른 주요 오페라로는 <리도와 다나이(L'Europe galante, 1697)>, <카르타고의 디도(Didon, 1704)>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모두 오페라 양식의 다양성과 서정적인 멜로디, 극적인 구성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교회 음악으로는 <레퀴엠(Messe de Requiem)>, *<모테트 In convertendo Dominus>*와 같은 곡들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프랑스 바로크 종교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그의 모테트는 왕실 예배에서 자주 연주되었고, 오늘날에도 프랑스 바로크 합창음악의 정통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캉프라의 음악은 단순한 종교적 의무를 넘어서 예술성과 감정 전달 능력을 갖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의 유산은 프랑스 바로크 음악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